사이다 시선

Home > 사이다 시선 > 사이다 칼럼

초·중등 아이들의 수학 못 하는 이유

Why children are having a hard time with Math.

작성일 : 2021-04-29 14:22 수정일 : 2021-04-29 14:37 작성자 : 홍의숙 (saidanews@naver.com)

홍의숙 / 엠베스트 학원 수학전임강사

 

 

‘수포자는 대포자’라는 말이 있다. ‘수학을 포기하는 것은 대학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는 의미이다. 대한민국에서 원하는 대학을 가고 싶다면 절대 수학 과목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고등과정부터 과목들의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일부 과목을 포기하는 아이들이 생기자 ‘수포자’ ‘영포자’라는 호칭을 아이들은 사용해왔다.

그러나 요즘은 초등학교 4, 5학년 때부터 ‘나는 수포자’라는 말을 쉽게 해버리는 아이들이 많은 걸 보면 살짝 황당하기도 하고, 아마도 수학이 아이들의 포기과목 1순위인가보다 하는 속상한 마음이 든다. 

수학은 주요과목이라 생각하여 학부모들이 아이들 어려서부터 신경도 많이 쓰고, 가정에서 직접 가르치기도 하고, 학교수업 만으로는 부족하니 학원도 오랫동안 보내는데, 왜 그리 많은 아이들이 수학을 어려워 하고 못하는 걸까? 몇 가지 생각해 보았다.

 

1. 연산만이 수학은 아니다. 

초등저학년 때는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을 잘하면 수학을 잘한다고 칭찬을 받는다.

사칙연산의 기초가 잘 되어있는 아이는 문제를 풀 때 이해와 속도가 빠르고 실수도 적다. 그래서 연산이 가장 중요한 기초이고 계속 강조되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연산만 강조하는 초등저학년의 학습습관이 고학년과 중학생이 될 때까지 이어지고 연산을 잘하니 수학을 잘하겠지 하고 단순하게 생각한다면 그것이 바로 함정이 된다. 

초등 고학년과정으로 들어가면 계산의 복잡성이 누적돼가며 난이도가 높아지는데, 더 이상 어른들의 공부참견이 싫어지는 사춘기 시기와 맞물려 아이들이 부모나 선생님의 학습 관심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또 연산을 잘하니 앞으로도 계속 수학은 잘하겠지 하고 사춘기 자녀가 부담스러워 부모들도 관심을 접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수학을 정말 좋아하는 몇 퍼센트의 아이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은 스스로 공부를 안 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단계 단계를 놓치는 상황에 놓인다. 

수학은 철저한 단계별 학습이라 1층 없이 2층, 3층을 지을 수는 없다. 문제가 생긴 과정들을 그냥 흘러가 버리게 두고 어느새 중학생이 되었다면, 아이는 자신도 부모도 모르는 사이 ‘수포자’가 되어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2. 복습을 안 한다.

초등과정에서도 중요시되고 자주 출제되는 문장제 문제들은 연산과 문장의 해석능력이 동시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풀 수 있기 때문에 단순 공식 암기만으로는 당연히 수학을 잘할 수 없다. 암기를 베이스로 개념을 잘 이해하고, 다시 복습이 되어 숙달을 될때 직접 설명할 수 있고 비로소 어렵지 않은 단계가 된다. 그 단계가 돼야 잘 하게 된다.

그런데 그 중요한 복습을 안 한다면 체득이 안 되니 당연히 수학은 어렵기만 한 거다.

부모와 아이들 중 선행만 중요하게 생각하고 후행이나 복습에는 큰 관심을 안 갖는 경우가 많다.

어느 과정을 다시 복습하면 왠지 공부 못하는 애가 되는 것 같고, 남들보다 뒤처진다는  잘못된 인식을 하는 거다. 더 빠른 길을 더 느린 길이라 거꾸로 생각하는 오류가 아이들의 수학을 망칠 수 있다는 게 간과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3. 틀리는 걸 두려워한다.

아이들을 수학과 멀어지게 하고 싶으면 부모나 선생님이 ‘틀리면 혼난다’ 라고 말하면 된다.

‘틀리면 어떡해요’ 하고 문제를 풀며 걱정하는 아이들이 있다. 틀려도 된다. 틀리면 다시 풀면 되니까. 틀리면 안 된다는 생각에 긴장하여, 잘 알고 있는 유형의 문제들도 엄청나게 실수를 하는 아이들이 있다. 틀리면 어떡하냐는 정신 작용이 수학을 못 하는 요인이 되는 것이다.

그런 아이들을 볼 때면 정말 마음이 아프다. 문제를 틀렸을 때 다시 풀면서 왜 틀렸는지 알아가는 과정이 공부이고, 그러면서 단단하게 내공이 쌓이는 것이고, 공부를 안 하면 틀릴 일도 없는데 공부를 하니까 틀리기도 하는 것이다. 어른들의 몫이다. 결과가 아니라 공부해 가는 과정들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것은.

 

4. 글을 읽는 힘이 부족하다.

문장제 문제들을 읽기 싫어하는 아이들이 많다. 책 읽기를 싫어하거나 아주 짧은 단문에만 익숙한 아이들 중 수학 문제를 잘 읽고 이해하는 게 귀찮고 부담스러워 아예 미리 모른다고 생각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문제의 글의 내용의 앞뒤를 파악하기보다는 글에 포함된 숫자만 대충 보고 계산해서 얼른 답을 찾으려 하거나, 아니면 다른 문제로 창조해서 풀어놓는 상황을 연출하기도 한다. 

글에 대한 이해력이 부족하고, 읽기를 싫어하고, 성격상 조급증이 있거나 할 때 많이 나타나는 행동 패턴이다. 이런 방식들이 습관화되면 당연히 수학을 못하기는 너무 쉽다. 

 

5. 욕심과 메타인지

아무리 읽고 읽어도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고, 자신만 이해가 안 되는 수학개념이나 문제가 있을 것이다. 그럴 때 도움을 받아 해결하지 않고 그냥 단순 포기하는 아이들이 있다.

혼자 해 보려고 했겠지만, 사실은 어찌 보면 수학에 욕심이 없거나 더 이상 하기 싫은 것 일수도 있다. 

선생님이나 친구들, 온라인 매체 등을 통해 해결할 방법은 많다. 가장 쉬운 방법은 선생님에게 바로 물어보는 것이다. 

그러나 모르는 내용을 아는 척하고 방치한 채 그냥 포기하고 매 순간 넘어간다면 결과는 너무나 자명하다.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잘 인지하고 내가 모르는 것을 해결해 갈 의욕이 있는 아이들은 그런 자각과 동시에 도움을 구하고 단계별 알아야 할 내용을 놓치지 않는다.

즉 수학에 대한 욕심을 내면 메타인지가 높아지고 메타인지가 높으면 수학공부를 잘 하게 되는 것이다.(※메타인지란? 자신의 인지적 활동에 대한 지식과 조절을 의미하는 것으로 내가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에 대해 아는 것에서부터 자신이 모르는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계획과 그 계획의 실행과정을 평가하는 것에 이르는 전반을 의미한다.)